포항의 한 작은 공중화장실. 시간이 흘러 세면대에는 갈라진 하수구와 헐거워진 물막대가 보인다. 이 화장실은 마치 도시의 소리를 듣는 듯했고, 세면대는 그 소리를 말하고 있었다. 그 소리를 듣기 위해 다가가 볼수록 물막대는 물결처럼 자유롭게 흘러가는 듯했다. 마치 물이 자신의 여행을 즐기는 것처럼 말이다.
그리고 어느 날, 수리가 이루어졌다. 세면대의 하수구가 치워지고 물막대도 새 것으로 바뀌었다. 그리고부터 화장실에서는 더 이상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. 물이 떠나버렸던 것이다. 그러나, 이제는 세면대가 물을 어떻게 즐기느냐가 아닌, 어떻게 인간들이 세면대를 다루느냐가 중요해졌다. 물이 아니라, 우리가 세면대를 통해 볼 수 있는 세상이었다.
화장실 세면대는 우리 삶의 한 부분이다. 그 안에는 우리의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가 담겨있다. 수리를 통해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낸다면, 우리는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. 화장실 세면대의 수리는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약속한다. 이제 우리는 세면대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차례다.